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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하퍼:필 잭슨 감독과 5번의 우승을 이뤄내다

by 이니웍스 2022. 1. 30.

86년 드래프트의 슈퍼스타

198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번으로 당시의 강팀이었던 클리블랜드에 지명된 론 하퍼는 신인 시절부터 다재다능한 플레이와 엄청난 공격력으로 주목받던 선수였다. 신인 시절 22.9 득점, 4.8 리바운드, 4.8 어시스트, 2.5 스틸, 1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올스타급의 활약을 펼쳤으며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한 이후 2년간 평균 득점은 약간 줄었지만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등에서 꾸준한 역할을 하며 80년대 후반기 클리블랜드를 강팀으로 유지시키는데 한몫을 톡톡히 해냈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득점을 제외하고도 리바운드 참여도가 좋았고 패싱 센스도 훌륭했다. 특히 시카고에 합류하기 전까지 경기당 2개 이상의 스틸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였다.
이후 1989년에 로스앤젤레스 클리스퍼로 이적하게 되는데 이때의 클리퍼스는 리그 최약체인 팀이었고 당시에 로스앤젤레스 팬들은 레이커스 외에 다른 NBA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팬도 있다고 말할 정도의 존재감 없는 팀이었다. 팬들은 이제 전성기가 시작되던 스타를 다른 팀에 보낸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론 하퍼는 본인과 무관한 마약 관련 루머로 인해 구단주의 분노를 샀고 트레이드된 것이었다. 나중에 하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으니 괜히 클리블랜드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는 젊은 선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었다.
이후 클리퍼스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여전히 20점에 가까운 득점과 5개 이상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팀을 지탱했다. 하지만 이 시즌 부상을 당하게 되는데 이 부상으로 인해 그의 커리어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그럼에도 하퍼는 꾸준히 팀 성적을 끌어올리며 91-92 시즌과 92-93 시즌 클리퍼스를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시카고에서의 변화

론 하퍼는 1차 은퇴를 하고 리그를 떠난 마이클 조던이 없는 시절의 시카고 불스에 영입되게 된다. 조던 없이도 55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주득점원이 빠진 시카고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해줄만한 선수를 찾고 있었고 숀 캠프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선택된 것은 론 하퍼였다. 문제는 하퍼가 시카고의 시스템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며 형편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들쑥날쑥한 야투 성공률로 득점에서는 전혀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그 외의 기록도 식스맨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시즌 후반 마이클 조던이 복귀하게 되며 하퍼는 벤치에서 출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고 주전으로 출전하는 경우도 피펜의 부상으로 인한 대체선수 역할일 뿐이었다.
이다음 해 구단에서는 주전 포인트가드였던 BJ 암스트롱이 토론토로 떠나고 라인업에 변화를 주게 된다. 하퍼는 득점력은 떨어졌고 슛 거리도 짧은 가드였지만 스틸과 패스가 괜찮았고 수비력이 좋았던 하퍼를 포인트 가드로 출장시키게 된다. 공격에서도 시카고는 포인트가드가 거의 필요 없는 시스템의 농구를 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고 팀에는 조던과 피펜이라는 환상적인 볼 핸들러가 있기도 했다. 하퍼는 공격면에서는 큰 기여하지 못했지만 198cm라는 좋은 신장과 조던과 비슷할 정도로 긴 팔로 수비 시 상대 포인트가드를 압박할 수 있었다. 다만 무릎이 좋지 않았기에 빠른 상대 가드와의 매치업에서는 버거워했었는데 이럴 때는 조던이나 피펜과 매치업을 바꿔서 수비하기도 했다.
이런 바뀌어진 역할을 큰 부담없이 소화한 하퍼는 시카고의 쓰리핏에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

5번의 우승을 차지한 론 하퍼

마이클 조던이 떠난 후 98-99시즌까지 뛰고 론 하퍼는 사실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필 잭슨의 설득으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에 합류하게 된다. 지금은 리그에서 늦은 나이까지 뛰는 선수가 많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그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였고 기록으로도 평범했지만 3.4 어시스트와 4.2 리바운드, 1.1 스틸을 해내며 특유의 리더십과 수비력으로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한다. 필 잭슨이 감독으로 부임하며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활용했고 인사이드에 샤킬 오닐, 외곽에 글렌 라이스가 있었기에 스타일이 조금 차이는 있었지만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레이커스에서 99-00, 00-01 시즌을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되고 하퍼는 2개의 우승반지를 더 획득한다.
5개의 우승반지를 챙긴 그는 01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시카고에 합류한 시절 그는 이미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지만 늘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으며 조던도 그를 존중해주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신의 역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한 선수였다. 주목받는 위치도 아니었고 더 이상 화려한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묵묵히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였고 좋은 성품과 리더십 덕분에 팀에서 사랑받는 선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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