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명 선수
벤 월러스는 대학시절 NCAA 디비전2에서 MVP를 수상하며 활약했지만 포지션에 비해 너무 작은 2부 대학리그 출신 선수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은 없었다. 월러스는 프로필상 206cm로 되어있지만 실제 키는 203cm정도였다. 이것도 신발을 신고 잰 신장이어서 NBA에서는 도저히 빅맨으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월러스는 NBA 진출이 좌절되고 이탈리아 리그로 방향을 잡고 있었는데 워싱턴 불리츠의 단장 웨스 언셀드가 그를 눈여겨보고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당시 워싱턴에는 올스타급 포워드였던 크리스 웨버와 주완 하워드가 버티고 있어서 월러스는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다. 이후 조금씩 출장시간을 늘려가며 활약하지만 3:1 트레이드로 올랜도 매직으로 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벤 월러스는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여전히 득점력은 형편없었지만 주전으로 출전하며 평균 8.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1.6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괜찮은 수비형 빅맨으로 자리잡게 된다. 올랜도에서 한시즌을 활약하고 팀 동료인 처키 앳킨스와 2:1로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되게 된다. 트레이드 상대는 그랜트 힐이었는데 팀의 간판이었던 그랜트 힐을 떠나보낸 디트로이트는 팀을 개편하게 되고 후에 함께 우승반지를 끼게 될 멤버들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벤 월러스는 전혀 다른 레벨의 선수로 성장하게 된다.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
디트로이트에서 기량이 만개한 벤 월러스는 올스타에 선정되게 되고 올해의 수비수상을 쓸어담았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나 코비 브라이언트를 괴롭힐 수 있는 수비수가 된 테이션 프린스와 천시 빌럽스, 중거리 슛과 볼없는 상태에서의 움직임이 리그 최소 수준이었던 리차드 해밀턴과 함께 리그의 강팀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강팀이지만 우승권이라고 평가받지는 못했고 구단은 03-04시즌을 앞두고 명장 래리 브라운 감독을 영입하며 우승을 노리게 된다. 시즌 중반에 높이와 외곽슛을 가지고 있는 문제아 라쉬드 월러스를 영입하게 된다. 이때부터 디트로이트는 벤 월러스에게 없던 높이를 갖게 되었고 포스트업으로 공격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된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이들의 합류로 승승장구하며 NBA 파이널에 진출하게 되고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맞붙게된다. 매치업에서 다른 포지션에서는 해볼만 했지만 문제는 샤킬 오닐 이었다. 벤 월러스는 자신보다 10cm이상 크고 30kg이상 무거운 리그 최고의 선수를 막아야했던 것이다.
사실 월러스는 상대 빅맨을 잘 막아냈지만 사이즈에서 오는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었기에 야오밍이나 샤킬오닐과의 정규시즌 대결에서는 고전하기는 편이었다. 그런데 막상 파이널이 시작되자 벤 월러스는 샤킬 오닐을 파울 트러블 없이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샤킬 오닐은 물론 많은 득점을 하기는 했지만 이전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천시 빌럽스를 중심으로 한 백코트에서 레이커스에 우위를 점하며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다음해에도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샌안토이오 스퍼스에게 패배하며 2연패 달성에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05-06년 까지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한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벤 월러스
벤 월러스는 공격에서는 기여도가 거의 없는 선수다. 간혹 덩크슛을 하는 것 외에 별다른 공격 옵션도 없으며 자유투도 평균 41%정도로 형편는 공격에는 재능이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Beast라고 불리던 것 처럼 괴물같은 수비력으로 리그 탑클래스 센터가 되었다. 그를 강력한 수비수로 만들어 준 것은 키에 비해 압도적으로 긴 팔과 점프력이다. 그는 203cm 정도되는 선수였지만 팔길이는 218cm가량 되었고 수직으로 1m정도를 뛸 수 있는 점프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엄청난 힘으로 신장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고 활동량과 스피드도 준수한 편이었다. 사이드 스텝도 뛰어나고 손이 빠르고 패싱레인을 읽고 커트하는데 능했고 스틸에도 강점을 보였다. 마치 수비만을 위한 능력을 부여받은 것 처럼 월러스는 신장의 열세를 다른 신체능력과 BQ로 극복해내고 최고의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리고 수비라는 무기만으로 2021년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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