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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부웬:최고의 수비와 최악의 매너

by 이니웍스 2022. 2. 3.

여러 팀을 전전한 브루스 보웬

캘리포니아 출신의 브루스 보웬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프랑스 리그와 CBA를 전전하던 선수였다. 프랑스 리그에서는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그는 3점 슛 외에 별다른 공격 옵션이 없는 전문 수비수로 더 유명하다. 마이애미의 팻 라일리 감독의 눈에 들어 96-97 시즌 10일 계약을 맺기도 하지만 팀에 그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틈은 없었고 바로 방출당한다. 97-98 시즌 보스턴 셀틱스에서 61경기에 출전하며 경기당 21.4분을 뛰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지만 폴 피어스가 입단하며 그의 역할은 줄어들게 되고 30경기 출전에 그치게 된다. 이후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되고 조금 뛰다가 시카고로 다시 트레이드되지만 트레이드 직후 방출당했고 다시 마이애미와 계약을 하게 된다. 이 시즌 27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해인 00-01 시즌 브루스 보웬은 자신의 이름을 리그에 확실히 각인시키게 된다. 82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그중 72경기에 선발로 뛰었다. 평균 32.7분을 뛰며 평범한 기록을 남겼지만 특유의 수비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올 디펜스 세컨드 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 마이애미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팀은 여전히 50승을 기록할 정도의 강팀이었지만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던 알론조 모닝이 신장질환으로 경기에 거의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팀은 에디 존슨, 앤서니 메이슨, 브라이언 그랜드 등을 영입하며 선전하지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팀 개편에 들어가게 된다.

이때 앤서니 메이슨은 밀워키로, 팀 하더웨이는 댈러스로, 댄 멀리는 피닉스로 이적하며 보웬도 샌안토니오로 떠나게 된다.

스퍼스에 합류하다

이 당시 스퍼스도 마이애미처럼 팀을 개편하던 때였다. 팀은 던컨이 입단하며 99년 우승을 하며 정점을 찍고 여전히 로비슨과 던컨은 위력적이었지만 션 엘리엇과 마리오 엘리의 백코드가 문제였다. 일단 마리오 엘리는 은퇴를 앞둔 나이였고 원래 좋은 수비력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션 엘리엇은 원래 좋은 운동능력과 수비력을 가진 선수였으나 95-96 시즌 이후 점점 출장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는데 99년 우승 당시 93년 이후 신장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99년 신장이식을 하고 리그에 복귀하여 2년간 더 활약하긴 했지만 이전 같은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 빈자리를 위해 스퍼스에서는 강한 수비력을 가진 그를 주목했고 입단 후 8년간 스퍼스의 수비의 핵으로 활약하며 3번의 우승에 크게 기여한다.

브루스 보웬은 코너에서의 3점슛을 제외하면 공격 옵션이 아예 없는 선수였기 때문에 공격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당시는 던컨의 전성기였고 마누 지노빌리와 토니 파커도 있었기에 그의 빈자리는 크지 않았다. (그는 마치 스크린 없는 로드맨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활약을 해주었는데 주로 상대를 압박해 쉽게 슛 찬스를 주지 않거나 볼을 잡기 어렵게 만들고 상대를 골밑으로 유도해 던컨에게 몰아넣는 지능적인 수비를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탯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디펜시브 팀에 8차례나 선정되었으니 아무도 그의 수비력 자체에 의구심을 갖기는 어려웠다.

 

90년대식의 수비를 하는 2000년대 선수

하지만 그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거친 플레이. 상대의 부상을 신경쓰지 않는 위협적인 플레이로 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몸싸움도 심했고 본인이 부인하긴 했지만 슛하고 착지하는 선수의 발 밑에 일부러 발을 집어넣는 플레이도 많았다. 이게 80~90년대였다면 모르겠지만 그는 2000년대에 활약한 선수이다. 90년대 이후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규칙을 개정해왔고 더티 플레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보웬의 용납받기 어려운 수비 방식에 대한 비난은 오히려 당연했다. 보웬은 끊임없이 위험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면서 최악의 경기 매너를 가진 선수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이며 수비에서 엄청난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샌안토니오에서 뛰는 동안 3회의 우승을 한 것도 보웬의 공이 적다고는 볼 수 없었기에 구단은 그의 은퇴 후 1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그는 저저분했을지 모르나 팀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헌신적인 선수였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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