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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레임비어:The Prince of Darkness

by 이니웍스 2022. 1. 27.

배드 보이즈

보스턴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 대학생이 된 빌 레임비어는 농구를 위미로 여길뿐 프로 진출을 꿈꾸는 학생은 아니었다. (좋은 선수도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 3학년에 출전한 NCAA 토너먼트에서 팀이 8강까지 오르게 되는데 이때 괜찮은 활약을 한 후 생각이 바뀌며 NBA를 목표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팀이 8강에 올랐을 뿐 본인의 대학시절 성적은 형편없는 편이었다고 하고 1979년 드래프트에 참가해 3라운드 65번으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지명되긴 하지만 팀에서 떨어지는 운동능력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고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해 한 시즌 활약한 후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오게 된다.

NBA로 복귀한 그는 주전으로 뛰며 9.8 득점과 8.6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게 되지만 이미 더티 플레이어였던 그를 중용하지는 않았고 결국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로 트레이드 되게 된다. 디트로이트는 당시 리빌딩 중이었고 팀에 아이제아 토마스가 있었기에 인사이드에서 그를 지원해줄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구단은 끈끈한 수비와 터프한 팀을 꾸리고 있었는데 레임비어가 클리블랜드에서 뛰던 시절 20점 차이 나는 경기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던 그의 근성과 끈기를 보고 영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제아 토마스, 조 듀마스, 릭 마혼, 빌 레임비어, 그리고 데니스 로드맨까지 NBA에서 가장 터프하고 더러운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한 팀에 모이게 된 것이었다.

 

더티 플레이의 왕, 빌 레임비어

당시 NBA는 정말 심한 파울에도 자유투 정도만 주어질 정도로 거칠었던 시절로 어지간한 선수들이 골 밑으로 들어올때 공이 아닌 선수를 덮치며 플레이를 방해할 때였다. 이런 시절 리그에서도 가장 더러웠던 팀이 바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였다. 그중 특히 레임비어는 리바운드를 잡으면 양손에 공을 쥐고 팔꿈치를 휘둘렀고 리바운드를 잡기 전 상대 선수를 가격하기 일쑤였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려는 선수를 엉덩이로 밀어내며 위협했고 상대 선수가 점프를 뛰려 하면 발을 밟아 방해했다.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파울을 당한 듯 인상을 쓰며 넘어지는 파울 유도는 물론이고 상대를 진짜로 다치게 하기 위한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팀 동료이자 터프함으로 정평이 나있던 릭 마혼도 레임비어같이 거친 플레이로 상대를 위협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부상을 입히기 위한 플레이는 하지 않았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래리 버드는 인터뷰에서 릭 마혼은 용서했지만 빌 레임비어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가 바로 레임비어가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히기 위한 플레이를 하는 더티 플레이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대 선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홈 팬들에게는 디트로이트의 보디가드로 생각했고 그의 터프한 플레이에 열광했다. 팀의 입장에서는 위협적이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였다. 그리고 지저분한 플레이에 비해 인기도 좋은 편이어서 4번이나 올스타전에 출장하기도 한다.

 

3점이 가능한 빅맨

빌 레임비어는 211cm의 신장에도 림을 겨우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점프밖에 할 수 없었던 선수였지만 내구성만큼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이런 내구성을 바탕으로 한 여러가지 더티한 기술들을 잘 활용하며 디트로이트의 골밑을 효과적으로 사수했다. 그리고 상대를 도발하여 심리전에도 재능이 있어서 상대 선수를 도발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든 후 흥분한 상대 선수를 퇴장시키는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그를 상대했던 선수들은 선수 개인이 아닌 팀 전체를 교란시키는 선수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더티플레이만으로 13년이나 선수로 활약하며 두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아니었다. 좋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박스아웃으로 리바운드에 강한 선수였고 점프슛이 좋은 선수이기도 했다. 당시의 빅맨 중 슛이 가장 좋은 편이어서 상대 수비수를 끌어낼 수 있었고 3점 슛도 가능했다. 그의 통산 야투율은 49.8%나 된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내구성이 대단해서 6 시즌 간 전경기 출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빌 레임비어는 상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플레이를 한 선수였고 본인의 약점을 더티함으로 가리는 선수였지만 디트로이트에서 그를 영입했던 이유처럼 어떤 경우에도 위축되지 않았고 포기하는 일이 없는 근성있는 선수이기에 오랜 기간 활약하며 영구결번까지 될 수 있었다. 물론 요즘 시대에 등장한 선수였다면 퇴출 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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