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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카트라이트:시카고의 3연패의 숨은 조연

by 이니웍스 2022. 2. 13.

닉스의 주전 센터 루키 빌 카트라이트

빌 카트라이트는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졸업하고 1979년 드래프트에 참가해 1라운드 3번으로 뉴욕 닉스에 지명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다. 조금 특이한 점은 루키 시절에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데뷔하자마자 전경기 선발 출장하며 평균 38.4분이나 소화했고 21.7 득점, 8.9 리바운드, 2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첫해부터 올스타에 선정되었으며 5년 차 시절까지 화려하거나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15~17 득점 정도를 기록하며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85-86 시즌에는 부상으로 2경기밖에 뛰지 못했는데 이해에 패트릭 유잉이 드래프트로 팀에 합류했고 그가 이 해에 20 득점 9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활약을 하게 되자 구단에서는 다음 시즌 카트라이트와 유잉을 함께 쓰는 전략으로 시즌에 임했다. 이때 유잉은 파워포워드였는데 어린 시절의 유잉은 기동력이 괜찮은 편이어서 둘을 함께 기용해도 큰 무리가 없었고 카트라이트에게 없던 블록슛이나 강한 골밑 장악력을 유잉이 보여주며 이 둘의 조합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85-86년의 부상으로 카트라이트의 기량은 빠르게 저하되고 있었고 득점력이 떨어지고 리바운드를 8개도 잡지 못하게 되자 87-88 시즌부터는 유잉의 백업으로 뛰게 된다. 

그런데 1988년 6월 찰스 오클리와 트레이드되어 시카고 불스로 이적한다. 불스는 당시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호레이스 그랜트가 팀의 주축이었고 오클리 대신 그랜트를 키우려는 구단의 의도로 트레이드된 것이었다.

 

시카고의 공동 주장

시카고에서는 빌 카트라이트는 윌 퍼듀를 대신해 주전 센터로 뛰게 되었지만 팀의 시스템이 너무나도 달랐기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트레이드 초기에는 오클리를 보내버렸다는데에 불만을 품은 마이클 조던이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카고의 트라이앵글 오펜스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팀에서는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시스템을 약간 변형하며 그에게 수비형 롤 플레이어 역할을 맡기게 된다. 조던은 상냥한 성격이었던 그가 코트에서 전투적으로 게임에 임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코트 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고 벤치와 라커룸에서는 동료들을 다독이며 조언을 하는 친형 같은 존재이자 조던보다도 6살 많은 선배이자 베테랑이었다. 합류 초기 조던이 그에게 심한 말을 하자 조용히 불러내어 "다시 그딴 식으로 얘기하면 두 다리를 부러뜨려버리겠다"라고 경고할 정도로 깡도 있는 선수였다. 조던은 카트라이트의 수비에서의 공헌도와 게임에서의 전투적인 모습,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고 그를 존중했다고 한다.

빌 카트라이트와 조던은 공동 주장을 맡으며 1991년 플레이오프에서 이전까지 늘 불스를 괴롭혔던 배드 보이즈의 빌레임비어가 버티는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골밑을 지켜내며 시리즈 승리에 보탬이 된다. 그리고 시카고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를 누르고 생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시카고의 첫 번째 쓰리핏이 시작된다. 시카고는 90-91, 91-92, 92-93 시즌까지 3년 연속으로 NBA 챔피언에 등극했고, 조던은 첫 번째 은퇴를 하게 된다.

조던이 은퇴하자 피펜이 팀의 중심이 되었고 여전한 전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닉스에게 패하고 만다. 이 시리즈에서 피펜은 종료 직전 클러치 상황에서의 슛을 자신이 아닌 쿠코치에게 맡기는 것이 불만을 품고 경기 출전을 거부하는 일이 있었는데 결국 쿠코치가 득점에 성공하며 팀은 승리하게 되지만 시카고의 분위기는 피펜으로 인해 엉망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락커룸에서 카트라이트는 눈물을 흘리며 피펜에게 "어떻게 감히 동료들을 져버릴 수 있냐며" 피펜에게 실망감을 표현했고 피펜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울면서 동료들에게 사과를 하지만 이 사건은 두고두고 피펜의 발목을 잡게 된다.

 

이후 빌 카트라이트는 FA가 되어 94-95 시즌 시애틀로 이적을 해 29경기에 출전했고 시즌 후 은퇴를 한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최전성기에 이르는 28세부터 기량이 떨어져 평범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지만 온화하고 조용조용한 성격으로 동료들의 큰형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였다. 조던과는 다른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 선수였고 80년대에 활약한 선수치고 매너도 좋은 선수였다. 싸움이 잦았던 당시 리그에서 크게 다른 선수들과 다투지 않았던 선수였지만 빌 레임비어, 아이제아 토마스, 데니스 로드맨 등과는 싸우기도 했고 특히 레임비어에게는 먼저 주먹질을 하기도 했다.

은퇴 후 시카고 불스의 어시스턴트 코치에 취임하여 1996~98년까지 시카고의 두 번째 쓰리핏을 달성했다. 그는 선수 시절 3회, 은퇴 후 3회의 우승을 달성한 시카고 쓰리핏의 주역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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